미국의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13일자 국제면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소식과 이에 대한 한국과 중국등 주변국가들의 항의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고이즈미 총리가 일본의 종전기념일로 불리는 8월 15일 야스쿠니를 참배하겠다는 공언보다 이틀 앞당겨 신사를 참배한 것은 주변국들의 강한 반대를 고려한 결정이지만 이들 국가의 분노를 가라앉히지는 못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를 둘러싸고 주변국들과 외교적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외무성이나 측근들의 충고를 무시하고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함으로써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로 인한 주변국들과의 갈등을 해소할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어 고이즈미 총리가 국내외의 비판여론을 무시하고 이처럼 고집스럽게 신사참배를 강행한데는 총리취임후 추진중인 급진적인 경제개혁정책에 대한 자민당내 지지를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으나 고이즈미 총리의 개인적 확신이나 우익 정치성향 때문이라는 설명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도 고이즈미 총리가 주변국들의 반대에 굴복해 15일로 예정됐던 계획을 변경해 이날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했다고 전한 뒤 그러나 총리의 신사참배가국내외 모두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고이즈미 총리가 이처럼 계획을 변경함으로써 당초 약속대로 종전기념일인 15일 신사 참배를 요구해온 보수 우익세력들을 실망시켰으며 또한 총리의 신사참배를 반대해온 국내외 반대파의 목소리를 무시한 것이어서 이번 신사참배가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이미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고 지적했다. A급 전범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위패가 합사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의 손녀딸 도조 유코씨는 "고이즈미 총리가 당초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는 약속을지키지 않은데 대해 실망스럽다"며 고이즈미 총리가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일본의 젊은이들이 더이상 그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NTV가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이상이 15일의 신사참배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다고 소개하면서 최근 일본의 자민, 보수, 자유당 소속 여야 의원들이 총리의 8.15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를 실현시키키기 위해 초당파 모임을 결성한 상황에서 총리가 참배일을 변경함으로써 총리 자신은 물론 일본 정계에도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전했다. 이 모임의 간사장으로 추대된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자민당 의원은 "총리가 과거에는 자기가 한말은 무엇이든 지키려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의 말과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됐다"고 비난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