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향후 10년간 50억달러의 재원을 투입, 노후한 핵무기 생산시설을 현대화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3일자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이번 보도는 현재 러시아를 방문중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핵무기 대폭감축 방안을 제의하고 러시아와의 새로운 전략적 관계를 모색하려 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서 주목된다. 뉴스위크는 공군 대장 출신으로 중앙정보국(CIA) 2인자였던 존 고든 국가핵안보국(NNSA) 국장이 '자본재조달 계획(The Recapitalization Initiative)'을 이끌고 있다면서 이 계획의 목표는 위기에 직면한 핵무기 생산시설을 `업 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고든 국장은 이미 지난해 초 의회에 핵무기 생산시설의 낙후성을 경고하면서 현존 설비 가운데 3분의 2가 25년이상 지난 것들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테네시주(州) 오크 리지의 일부 설비는 2차대전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에 의해 조성된 구조물이 그대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뉴스위크는 익명의 한 백악관 보좌진의 말을 인용, 핵무기 생산시설 현대화 계획이 부시 행정부의 국방정책 우선순위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고든 국장은 `내부 논쟁'에서 승리를 쟁취, 강력한 지지자를 얻었으며,해리 레이드, 피트 도메니치 등 두 명의 상원의원과 함께 계획을 입안중이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우선 내년 예산에서 기존설비 유지를 위한 예비비로 8억달러를따내는 것이며, 그 다음으로는 향후 10년간 50억달러를 연차적으로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어쨌든 이 계획은 앞으로 거센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핵무기 생산을 위해 더이상 거대시설이 존재할 이유는없다"며 반대의사를 표시했고, 설비 현대화 재원도 한마디로 낭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미국에는 대형공장 4곳과 실험실 3곳 등 곳곳에 핵무기 생산시설이 분포돼있으며, 설비 수는 총 6만3천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