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의 지불 준비율을 2%포인트 높인 11%로 상향조정해 1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라파엘 부에나벤투라 중앙은행 총재는 9일 성명에서 통화 유동성을 유지하고 페소화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지준율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은 지난달 27일에도 지준율을 상향조정했다. 중앙은행은 그러나 법정 지준율은 9%로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부에나벤투라 총재는 "2.4분기 성장치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몇달간 통화 유동성이 과다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에 제동을 걸고 인플레도 진정시키기 위해지준율을 높이기로 통화이사회가 결정했다"고 말했다. 곧 공식 발표되는 필리핀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으로 최소 2.8%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성장률은 4.0%였다. 중앙은행은 지난주 한때 페소화 가치가 달러당 53.77로 기록적인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 통화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목표선인 50 회복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연말께 페소 환율이 60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필리핀은 페소화 방어가 끝내 어려울 경우 최후 수단으로 달러에 페그시키는 방안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통화 전문가들은 필리핀의 외환보유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에 환시장 개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중앙은행은 환거래 규정을 어긴 9개 은행에 벌금을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부에나벤투라 총재는 이들이 환거래 관련 서류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거나 장외거래규정을 어겼다면서 "(과거에 비해) 엄격하게 처벌됐다"고 강조했다. 최고 321만페소까지 벌금이 부과된 은행들에는 홍콩상하이은행(HSBC), 스탠더드차터드 및 시티뱅크 등 외국은행이 포함됐다. 필리핀 국내은행으로는 이퀴터블 PCI,뱅크 오브 필리핀 아일랜드, 방코 데 오로, 유나이티드 코코넛 플랜터스 뱅크, 차이나 뱅킹 및 수출산업은행이 처벌됐다. (마닐라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