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휴일경제(假日經濟)'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휴일경제'란 휴일동안 이뤄진 소비를 뜻하는 말. 중국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정책적으로 공휴일을 늘리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예전(葉震)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최근 올 상반기 경제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도시지역 소비 증가율이 11.6% 달했다"며 "이는 춘지에(春節.설)와 5.1절(5월1일 노동절) 휴일의 기여도가 컸다"고 말했다. 중국정부의 휴일경제 정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중국이 휴일경제 정책을 처음 실시한 것은 지난 99년 10월1일 국경절(공산당 건국일). 중국정부는 당시 10월1일 전후 7일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이후 춘지에와 5.1절 휴가도 7∼8일씩 늘렸다. 휴일인 토.일 이틀을 포함하면 최대 10일간의 휴일이 주어진다. 중국은 지난 94년 3월5일부터 토요일을 휴일로 정했다. 휴일경제는 가장 먼저 관광 특수를 가져왔다. 지난 5.1절의 경우 전국 주요 관광지를 찾은 여행객은 연인원 7천3백76만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뿌린 돈은 약 2백88억위안(1위안=1백60원). 상반기 중국 전체 소비판매액의 1.7%에 해당하는 규모다. 고궁 만리장성 이화원 등 관광지가 많은 수도 베이징(北京)은 이 기간 외지인 1백91만명, 베이징 시민 1백69만명 등 모두 3백60만여명의 관광객들이 32억위안을 썼다. 휴일경제의 또 다른 수혜자는 쇼핑센터다. 베이징의 고급 백화점인 옌사(燕沙)는 평소 하루 매출액이 1백만∼2백만위안 정도지만 지난 5.1절 연휴기간에는 최고 4백만위안까지 팔리기도 했다. 품목별로는 의류 가전제품 컴퓨터 학용품 등이 많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또다른 백화점인 차이바이(菜百)는 5.1절 휴가기간 '황금축제'를 벌여 3일동안 무려 7백만위안의 금장식품을 팔았다. 여행객이 많이 몰리는 하이난다오(海南島)의 고급 백화점인 이바이(一百)관계자는 "5.1절 휴가 때 1천3백만위안어치를 팔아 평소보다 두배나 많은 매출액을 올렸다"고 말했다. 중국인민대학의 리이핑(李義平) 경제학 교수는 "은행에 잠겨 있는 7조위안 규모의 예금을 어떻게 시장으로 끌어내느냐가 중국경제의 주요 현안"이라며 "어지간하면 지갑을 열지 않는 중국인들도 장기휴일에는 어쩔 수 없이 돈을 풀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