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속한 경기둔화 속에 미국인들은 50세 이전에 2∼3회 정도 직장에서 해고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뉴욕타임스는 5일 이같은 미국인들의 직업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고경영자에서 육체노동자에 이르기까지 해고가 보편화되고 있으며 노동자들도 이런 새 해고문화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연한 해고문화 정착의 가장 큰 이유는 기업들이 한 쪽에선 해고하면서 다른 쪽에선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직장을 떠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 많은 기업들이 해고수당을 주고 다른 직장을 알선해 준다. 심지어 경기가 좋아지면 재고용하겠다는 약속도 해준다. 통신장비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는 7천5백명을 감원하면서 6개월분의 수당을 주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사람에겐 1년간 비영리조직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연봉의 3분의 1을 지급기키로 했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의 실업률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실업률은 4.5%대로 급격하게 올라가지 않고 있다. 이는 해고된 사람들이 곧 일자리를 다시 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해고와 구인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직업알선 기업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직업알선기업인 라이트매니지먼트컨설턴트에는 올해 상반기에 2만6천4백명이 구직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이 숫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1천2백명보다 두배가 넘는 것이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