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업들의 회계조작 근절에 발벗고 나섰다. SEC는 최근 "회계조작 등의 혐의로 현재 2백60개 기업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숫자는 지난해 1백개사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조사대상 기업도 대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2백60개 기업중 40개사(16%) 정도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5백대기업에 속한다. 주로 중소형기업에 맞춰졌던 SEC의 부실회계 감시눈초리가 점차 대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SEC의 한 인사는 "회계조사만으로도 SEC가 5~10년은 바쁠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업들의 회계조작 스캔들이 자주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미 의회도 부실회계 근절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회계처리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기 위한 SEC의 노력은 지난 1998년 중반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SEC의 아더 레비트 회장은 회계감사관 독립규정을 승인하고 "매출 부풀리기" 회계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 새로운 회계지침을 마련했다. 최근 3년간 부실회계 조사건수는 28%가 증가했다. 현재 미국의 사무용 복사기 회사인 제록스도 회계장부 조작혐의로 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