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원자력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타르 타스 통신이 러시아 원자력부를 인용, 31일 보도했다. 원자력부 대변인은 현재 북한과 러시아간에 원자력 분야에서의 협력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상기한뒤, 이같은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북한과 러시아가 원자력 분야에서 아무런 협력협정도 체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협력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옛소련은 지난 1980년대 초반 북한에 연구용 원자로 건설을 지원한 바 있다. 한편 김위원장의 특별열차는 31일 오전 노보시비르스크에 기착, 약 20분동안 정차한뒤 다음 행선지를 향했지만 당초 예정됐던 북한 노동영웅 유가족과의 상봉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故)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목숨을 구함으로써 북한 노동영웅 칭호를 받았던 야콥 노비첸코씨의 유가족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그는 열차 밖을 나오지 않았고 그의 수행원들이 대신 역에서 대기하고 있던 미망인 마리야 노비첸코(82)씨와 5명의 자식들에게 선물이 담긴 가방을 건네줬다고 이타르 타스 통신이 전했다. 수행원들은 또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위원장은 귀국길인 다음달 11일 노보시비르스크에 다시 들를 예정이다. 소련군 소위였던 노비첸코는 지난 1946년 3월 1일 평양역에서 연설중이던 김주석을 향해 날아든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냄으로써 북한 노동영웅 칭호를 받았다. 그는 당시 두팔을 잃고 실명하는 등 5군데 중상을 입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났으며, 김주석의 개인적인 초청으로 수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그가 최근 숨졌을 때는모스크바의 북한 대사관 대표들이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미망인 노비첸코씨는 31일 "남편의 행위가 예전과 마찬가지로 두나라간 우호의 상징으로 남아있다는데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하고, 김 위원장의 선물 가방에는 "북한 풍경과 평양 모습을 담은 매우 아름다운 사진앨범이 들어있었다"고 소개했다. 김위원장은 현지 시간으로 31일 오후 6시(한국 시간 오후 8시)께 옴스크를 방문할 예정이며, 이곳에서 만 하루를 머물게된다. 그는 이날 저녁 이곳에서 음악회를 관람하고 다음날에는 T-80 탱크를 제작하는 '트란스마쉬'사(社)와 위성과 우주선발사대, 항공기 등을 생산하는 '폴룟'사를 둘러볼 예정이며 T-80 탱크의 기동훈련도 참관할 계획이다. '옴스크 베이컨' 공장 방문도 예정돼 있다. 김위원장은 1일 오후 모스크바 방문길에 다시 오르게된다. 김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김 주석이 치타주(州)에서 열차방문을 시작했다는 점을 제외하고 지난 1984년 김 주석의 당시 소련 방문 루트와 똑같이 이뤄지고 있다. 김주석은 그러나 당시 곳곳에 기착해 현지 공산당 간부들과 회동했으며 보리스 옐친 전(前) 대통령 역시 당시 스베들롭스크 공산당 제1서기 자격으로 그를 위해 성대한 만찬을 준비했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아나톨리 야코블레프 철도부 대변인은 31일 김 위원장의 여정과 정차할 역은 "보안관계상"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24일동안 이뤄지게된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지일우특파원 ciw@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