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29일 실시된 참의원 선거의 압승으로 자민당 총재 재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3월말 취임할 때 오는 9월 자민당 총재경선 때 임기만료로 사임하게 돼 있었으나,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냄으로써 무투표로 재신임을 받게 될 공산이 크다고 일본 언론이 30일 전했다. 야마사키 다쿠 (山崎拓) 간사장은 이날 당내 최대파벌인 하시모토파에게 고이즈미 총리의 재신임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사키 간사장은 "당원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참의원 선거를 통해 국민의 뜻이 나타났기 때문에 이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고이즈미 총리의 총재 재선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자민당 수뇌부는 30일 모임을 갖고 9월로 예정된 차기 총재선거를 앞당겨 실시하기로 하고, 고이즈미 총재 이외의 후보가 나서지 않을 경우에는 그를 2년 임기의총재에 재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연립 3당의 참의원 원내 과반수 확보 저지에 실패함으로써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당초 목표였던 30석에 못미치는 26석을 획득하는데 그쳐 한때 집행부 책임론까지 거론됐으나, 일단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고이즈미 선풍'이 몰아닥친 가운데서도 나름대로 선전했다고 자평하면서 앞으로 신진기예를 대폭 기용해 당의 면모를 바꿔나갈 방침이다. 공산당은 지난달 도쿄도 의회선거에서 참패한데 이어 이번에도 자민당과 대결한 선거구에서 대부분 패해 앞으로 책임론을 둘러싸고 진통이 예상되고 있으며, 사민당도 지역구에서 단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해 상당기간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할것으로 보인다. 자유당은 그러나 어려운 선거전에서 6석을 얻어 정치권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다지는 성과를 올렸다. 한편 연립여당에 참여하고 있는 보수당은 오기 치카게(扇千景) 당수만이 비례대표로 당선돼 당내부로부터 진퇴를 요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