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30일 자신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여당 간부들의 의견을 들은후 숙고해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참의원 선거 압승후 이날 오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를 위해 "조만간 연립 여당 간부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예상 이상으로 좋은 성적"이라고 자평하고 개각은단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오는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는자신의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나 연립 여당 간사장들과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 등이 참배 재고를 요청하고 있는 점을 배려, 한번 더 심사숙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와 관련, 이날 회견에서 "참배 의사에는 변함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여당 간부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들은 후 숙고해서 판단하겠다"고 거듭밝혀 다소의 여운을 남겼다. 고이즈미 총리는 특히 다나카 외상이 참배 중지를 요청하는 등 총리와 외상이야스쿠니 참배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각료는 각료로서의 입장이 있으며 참배 여부를 각의에서 결정할 사항도 아니다"면서 "최종적으로 개인(나 자신)의 판단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전쟁 책임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야스쿠니 참배는 과거의전쟁을 미화,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평화와 번영을 가능케 한 전몰자를추도하고 부전(不戰)의 결의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는 대답으로 비켜나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와 함께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둘러싼 한국, 중국의반발에 대해서는 "한국. 중국과 일본이 협력할 부분이 많이 있다"면서 "이를 위한의견 교환의 자리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나카 외상은 30일 기자들에게 전날 고이즈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야스쿠니 참배를 재고하도록 요청했었다면서 "총리는 국가 의사 그 자체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든 야스쿠니를 참배해서는 안된다"고 강한 어조로 참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간자키 다케노리(神崎武法) 공명당 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 회견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공사(公私)에 관계없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적이든 공적이든 총리가 8월 15일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고이즈미총리에게 참배 중지를 정식 요청하겠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