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29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자민당은 3년마다 의원정수의 절반을 교체(개선.改選)하는 참의원 선거규정에 따라 지구역 73명과 비례대표 48명 등 모두 121명을 물갈이하는 이번 선거에서 64석을 확보, 단독으로 개선 의석의 과반을 달성했다. 자민당이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 시절인 1988년 참의원 선거에서는 44석을 기록하는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참의원 선거는 고이즈미 총리의 대중적 인기를 업은 자민당의 대승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또 연립여당에 참여하고 있는 공명당이 13석, 보수당이 1석을 각각 차지해 이들 3개 연립정당의 총 의석수는 선거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대치로 전망했던 78석에 달했다. 이로써 연립 3당은 ▲개선 의석 121석 중 과반인 61석 ▲참의원 원내 과반확보를 위한 63석 ▲안정다수의석에 필요한 68석의 단계적인 목표를 모두 초과달성하는 대승을 견인해 냈다. 야당의 경우에는 제1야당인 민주당 26석, 공산당 5석, 사민당 3석, 자유당 6석, 무소속 3석에 그쳤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는 비례대표 선출방식에 정당과 후보자 개인에게 모두 투표할 수 있는 '비구속 명부제'가 도입됨으로써 후보자 표를 분류하느라 최종 여부는 30일 오전 6시 20분께나 가려졌다. 이번 선거에는 모두 496명이 입후보, 지난 98년의 4.2대 1을 약간 밑도는 4.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투표율도 3년전인 1988년 선거의 58.8% 보다 다소 떨어진56%를 기록해 당초 예상했던 60%에 미치지 못했다. 자민당이 이처럼 압승을 거둠에 따라 고이즈미 총리는 장기집권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구조개혁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외교적으로는 우익노선이 한층 힘을 얻게 돼 한국, 중국과의 마찰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