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체제 출범 이후 전국단위의 첫 대규모 선거인 참의원 선거가 29일 실시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3년마다 의원정수의 절반을 교체하는 (改選) 참의원 선거규정에 따라 지역구 73명과 비례대표 48명 등 모두 121명이 선출된다. 입후보자는 모두 496명에 달해 지난 98년의 4.2대 1을 약간 밑도는 4.1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투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전국 각 투표소별로 시작돼 순조롭게 진행중이며, 오후 8시 마감되면 곧바로 개표에 들어가 자정께 지역구의 당락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례대표의 경우에는 선거법 개정으로 정당과 후보자 개인에게 모두 투표할 수 있는 '비구속 명부제'가 처음으로 도입됨으로써 30일 오전에나 당선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투표율은 3년전인 1988년 선거의 58.8%를 조금 웃도는 60%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70% 내외의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의 '성역없는' 경제개혁 정책과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계획 등 정치적 우익노선에대해 유권자들이 어떤 심판을 내릴지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의 인기를 업고 자민, 공명, 보수 등 연립 3당이 개선 과반수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참의원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지적된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은 자민당이 최소 58석에서 최대 68석을 획득, 개선 과반수인 62석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다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보수당의 의석을 합치면 75석 안팎을 얻는 낙승이 점쳐진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26석 안팎, 공산당은 7석 내외, 사민당은 5석 정도, 자유당은 4석 정도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닛케이 주가가 거품경제 붕괴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 25% 정도에 달하는 '무당파' 유권자들의 향배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민당이 62석 이상을 얻게 될 경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장기집권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구조개혁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외교적으로는 우익노선이 한층 힘을 얻게 돼 한국, 중국과의 마찰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