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를 넣기는 하되 은근하게 보여주자"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들 사이에서 제품에 로고를 강하고 선명하게 드러내는 유행이 움츠러들고 있다. 로고를 제품에 박아넣는 이른바 "로고룩"은 1980년대를 주름잡다가 최근 수년간 다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도형이나 문자 등을 이용해 어떤 브랜드인지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운 "암호화"된 로고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샤넬, 마이클 코어스, 케이트 스페이드 등 내로라하는 일류 브랜드들은 최근 문자나 도형 모양으로 로고를 프린트 처리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마이클 코어스는 자신의 이니셜인 "M"과 "K"를 헤링본(청어 뼈 모양) 무늬로 만든 새 로고가 프린트된 지갑과 핸드백 등 가방 시리즈를 내놓았다. 이니셜을 넣기는 하되 언뜻 봐선 브랜드 로고로 인식할 수 없게끔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디자이너가 옛 학창시절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장난스럽게 낙서하던 기억을 떠올리다 나온 것이라고. 이처럼 디자이너들이 변형된 "로고룩"을 시도하는 일차적인 목적은 차별화다. 큼지막한 로고를 여기저기 뿌려대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나름대로 세련미를 추구하는 것. 고객들이 그만큼 까다로워졌다는 얘기도 된다.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지만 로고가 뚜렷하게 나타난 옷이나 액세서리를 착용함으로써 "걸어다니는 광고"로 이용되기를 꺼려하는 소비자 심리를 반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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