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24일 발매되기 시작한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지 W.부시 현 대통령을 혹평하고 그의 정책 수행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콜럼버스에서 발간되는 레저-인콰이어러(Ledger-Enquirer)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해 팔레스타인 땅에서 철수하도록 압력을 가하지 않고, 1972년 체결된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을 파기하려 하며, 인권을 더욱 강력하게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 전직 대통령이 현지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카터 전 대통령은 같은 민주당 출신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과 대 북한 및 대 아이티 정책과 관련해 비판을 가했었다.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대통령을 지냈고 금년 1월의 부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소수의 민주당 소속 저명인사 가운데 한 사람인 카터 전 대통령은 "나는 그가 하고 있는 거의 모든 일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 플레인스에 있는 자택에서 인터뷰를 한 카터 전 대통령은 "나는 부시대통령이 개운치 않은 선거 결과에서 벗어나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접촉하기를 희망했었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어 "나는 부시 대통령이 온건한 지도자가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는 그러나 부통령, 국방장관 등 자기 행정부 내의 더욱 보수적인 사람들을 대단히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 같은 온건 인사들을 국제문제 처리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무시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미사일방어계획을 "기술적으로 어리석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의 ABM조약 위반은 "미국의 위신과 신망을" 떨어뜨리고 "핵무기 경쟁을 다시 가열시킬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또 자신과 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그도 팔레스타인 땅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 정착촌을 철거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저-인콰이어러 지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중재하겠다고 제의했으나 양측에 의해 거부됐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밖에 미국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관한 교토(京都)의정서를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AFPㆍA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