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4) 인도네시아 부통령이 23일 국민협의회(MPR) 특별총회에서 탄핵된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의 뒤를 이어 제5대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취임했다.


인도네시아 건국의 아버지인 수카르노 전대통령의 딸인 메가와티 여사는 전국에 TV로 중계된 가운데 실시된 MPR 투표에서 대의원들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대통령에 임명됐으며 곧 이어 취임선서와 함께 대통령직에 정식 취임했다.


아미엔 라이스 MPR 의장이 그녀의 대통령 임명을 공식 선포하자 대의원들은 모두 기립, `알라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면서 열렬히 환호했다.


이어 몇분후 의사당에 모습을 드러낸 메가와티 여사는 감격의 눈물을 억제하며 대통령 좌석으로 이동, 연주에 맞춰 국가를 따라 부르면서 국민의례를 치렀다.


그녀는 취임선서를 한 후 라이스 MPR 의장 앞에서 대통령 임명장에 서명, 대통령 취임 절차를 마무리하고 참석 대의원들로부터 축하의 박수를 받았다.


메가와티 신임 대통령은 전국에 중계된 취임연설에서 통해 국민적 단합을 호소하면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집단은 없다고 확신하며,단결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특히 MPR 특별총회의 탄핵의 법적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와히드전대통령을 간접적으로 겨냥, 모든 진영에 대해 민주적 절차를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오는 2004년 실시 예정인 의회선거 이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앞서 와히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재적 695명인 MPR 대의원중 598명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591표, 반대 0표로 가결됐다.


와히드를 지지하는 약 100명 이상의 대의원들은 모두 이번 탄핵절차를 보이콧했다.


한편 와히드의 측근인사들은 와히드가 이번 MPR 표결의 법적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대통령궁을 비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와히드의 측근인 알위 시하브 외무장관은 "대통령궁을 떠나는 것은 탄핵결정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히면서 강제로 대통령궁에서 퇴거당하는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자카르타 AFP.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