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위기에 몰린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대통령이 23일 국회(DPR)와 국민협의회(MPR) 활동을 정지하고 1년안에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내용의 포고령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포고령이 발표된 지 수시간 만에 핵심 각료 2명이 사임하고 자카르타 경찰청장이 포고령 이행 거부를 선언하는 등 와히드의 권력 기반이 급속히 와해되는 조짐을 보이고있다. 와히드 대통령은 23일 새벽 측근을 통해 국회와 국민협의회, 제2당인 골카르 당의 활동 정지, 1년내 총선 실시를 내용으로 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와히드 대통령은 이어 군과 경찰에 법질서를 유지하고 이날 예정된 MPR 탄핵 청문회를 저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국가를 보호하려는 신념과 책임감으로 특별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히고많은 비정부 기구, 일부 정당, 종교 지도자들로부터 이런 조치를 취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와히드 대통령의 성명 내용이 비상사태를 의미하는지는 즉각 알려지지않았으며 한때 정치권및 언론들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으나 와히드는 '비상'이란 단어는 쓰지 않았다. 포고령이 발표된 후 핵심 각료인 아굼 구멜라르 정치.사회.안보 조정장관과 마르주키 다루스만 대통령궁 내각 담당 비서가 사직했다고 온라인 뉴스인 매체인 데티콤이 전했다. 데티콤은 구멜라르 장관이 와히드 대통령에게 포고령을 발표하지 말라고 요구하며 논쟁을 벌이다가 사직을 발표한 뒤 대통령 궁을 떠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부통령 집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마르주키 내각담당 비서도 데티콤에 와히드 대통령에게 반대의견을 전했으나 받아들여지지않았다며 대통령의 포고령에 동의할수 없어 사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바르 탄중 국회의장은 국회와 자신이 이끄는 골카르당 활동정지를 명령한 포고령을 즉각 거부하고 이날 오전중 회의를 소집, 와히드를 즉각 탄핵하고 메가와티부통령을 대통령으로 선출할 것을 촉구했다. 소프얀 야코브 자카르타시 경찰청장도 자카르타 경찰에 대통령의 포고령을 이행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MPR 특별 총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정해진 임무를 그대로수행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와히드 탄핵을 추진하는 의원들은 정치적으로 고립된 와히드 대통령이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취하는 어떤 움직임도 거부할 것이며 23일 오전 9시(현지시간)탄핵 청문회를 재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미엔 라이스 MPR 의장은 와히드 대통령이 1∼2일 내에 해임되고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AFP AP dpa=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