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이 지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언론과의 접촉을 꺼림으로써 대통령의 주도적 여론조성 역할에 소극적이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 보도했다.

부시대통령이 취임이후 지금까지 가진 기자회견은 12차례. 그나마 이 중 9건은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등 외국지도자와 함께 한 것으로 질의-응답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이뤄졌다.

이는 그의 아버지 조지 부시 전대통령이 같은 기간에 가졌던 18차례의 기자회견이나 빌 클린턴의 23차례에 비하면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또 두 전임 대통령이 취임 초 주요 시청시간대에 맞춰 TV 기자회견을 가진 것과 달리 이를 오는 9월 이후로 미뤄놓고 있어 언론접촉 기피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가 최대의 장점으로 내세워온 개인적 매력은 정치인과 국민 사이의 전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함으로써 미국인들의 여론을 움직이는데는 성과를거두지 못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매일 행사 때마다 취재기자들로부터 1∼2개의 질문을 받고있지만 짧은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방송 매체들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에 큰 관심을기울이지 않고있다.

언론을 통한 국민 접촉 기피는 최근에 시작된 부시행정부의 에너지정책 홍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정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국민과의 대화가 시작됐지만 가장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부시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고 지방매체들만 관심을 갖는 주요 각료와 딕 체니 부통령이 세일즈맨으로 나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메릴랜드 토슨대학의 정치학자 마사 쿠마르는 "대리인에 의존해서는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면서 "메인쇼는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부시 대통령이 그간 의회의 입법 일정을 따르느라 언론과의 접촉을 자주 갖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국민 및 언론과의 접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고있다.

워싱턴의 정치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의 선거공약 중 감세안만 이행되고 교육과 에너지, 사회보장 분야의 입법은 의회에서 정체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백악관 이말 실수와 지식적 한계가 드러날 수 있는 것으로부터 부시대통령을 보호하는데 따른대가를 치르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정치학자 스티븐 헤스는 언론으로부터 신랄한 질문을 받는 것은 대통령 자질에 대한 시험대이자 지도력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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