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미르 분쟁 종식을 위한 인도-파키스탄 정상회담이 결국 결렬됐다.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16일전날에 이은 이틀째 회담을 벌였으나 카슈미르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로 합의에 실패했다.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회담이 결렬되자 바지파이 총리와 1시간가량 만나작별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 17일 새벽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했다. 니루파마 라오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평화를 위한 과정과 여정이 진행됐지만공동선언문 합의라는 종착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회담 결렬을 공식 확인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의 대변인인 라시드 쿠레쉬 소장은 인도측의 `보이지 않는 손'때문에 회담을 결렬됐다면서 인도에 회담 결렬의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자스완트 싱 인도 외무장관이 점심 식사전에 우리가 요청한 일괄적인 변화에 동의했다"면서 "그러나 오래동안 기다렸음에도 불구, 인도측은 이러한 변화에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인도 프레스 트러스트통신이 전했다. 안와르 마흐무드 공보장관도 "그들은 자신들 스스로 수정한 (선언문) 초안에도동의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회담시간이 수시간이나 연장되는가 하면 이날 오전부터 공동선언문 문구 작성 작업이 진행되는 등 비교적 전망이 밝았다. 이에 따라 양측 실무자들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선언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공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측이 카슈미르 문제를 집중 제기하면서 회담이 결국 결렬됐으며,당초 귀국길에 오르기 앞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던 무샤라프 대통령은 아무런언급도 하지 않았다. 일부 인도 당국자들은 카슈미르 국경에서 발생되고 있는 테러 문제로 회담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인도는 오래전부터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채 카슈미르 국경지대에서 인도군에맞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슬람 민명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을 파키스탄 정부에 요구해 왔다. 파크스탄측은 그러나 향후 회담 재개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파키스탄 정부 대변인인 마흐무드 공보장관은 바지파이 총리가 파키스탄 방문에 응하기로 한 점을 상기시키며 "우리는 대화의 과정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카슈미르 지역에서는 분쟁이 계속돼 16일 인도군과 이슬람 반군간충돌로 42명이 숨지는 등 정상회담 개최 일정이 발표된 지난 4일 이후 양측 사망자수가 220명에 달하고 있다. 한편 아리 플라이셔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인도-파키스탄 정상회담의전개과정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양측이 대화를 한다는 것은 가망성 있는 신호"라고 말했다. (아그라 이슬라마바드 AP.AFP.dpa=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