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 60년 미국과 안전보장조약을체결하기에 훨씬 앞서 이미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보장문제를 거론했던 사실이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지난 4월 발효된 정보공개법에 의거, 지금까지 기밀 외교문서로 분류돼 왔던 `미.일 안보조약' 체결관련 문서에 대한 자료공개를 요청한 결과, 40여년 만에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지난 1955년 8월 시게미쓰 마모루 외상은 존 덜레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51년 조인된 `일방적 안전보장 조약'을 `상호 안전보장 조약'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면서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델레스 장관은 `시기상조론'을 내세우면서 "3년이 지난 이후에 이 문제를 검토하자"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는 이번에 공개된 `시게미쓰-덜레스 메모'는 시게미쓰 외상이 협상과정에서 미국측에게 `문전박대'당했다는 그간의 평가를 재조명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은물론 미.일 안전보장교섭사(史)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