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5일 카이로에서 전격 회동을 갖고 미첼보고서권고안과 평화협상 전제조건 이행 등에 관해 광범위하게 협의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주선으로 예정에 없이 열린 이날 회담에서 페레스 장관은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제안한 '7일간의 완전한 평온 약속'을 지킬것을 요청했으나, 아라파트 수반은 평온기간이 이미 끝났다며 미첼보고서 이행을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레스 장관은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1시간 가량 회담을 가진 뒤 "흔들리고 있는휴전상황을 현실화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면서 "현재 상황은 여러모로 혼탁하지만 희망을 안고 카이로를 떠난다"고 말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회동 내용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회동직후 채널1 TV에 나와 "페레스 장관이 카이로로 떠날 때 까지 회동이 있을 지 알지 못했다"면서 "양측이 협상 전제조건을 협의한것으로 알고 있는데, 폭력이 완전히 종식돼야만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우리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페레스 장관은 이스라엘 내각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해 대규모 군사작전을감행할 지도 모른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전쟁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팔레스타인의 대표자인 아라파트 수반을 축출하거나 그에게 타격을 가하겠다는 어떤 의도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바라크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페레스 장관은 그러나 팔레스타인측이 요구하고 있는 국제 평화감시단의 배치와관련해서는 이같이 감시가 하마스와 같은 테러단체에 대해서는 효용이 없을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이스라엘 우익 정당들은 페레스 장관이 폭력하 협상불가라는 원칙을 저버렸다며아라파트 수반과의 회동을 비난했다. 한편 이스라엘 내각은 이날 에후드 바라크 전 총리가 팔레스타인에 양도하기로했던 가자지구내 할루차 사막 일대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계획을 승인, 논란이 일고 있다. 바라크 전 총리는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을 병합하는 조건으로 가자지구남동쪽 외곽인 이 지역을 양도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새 정착촌 건설계획이 언제, 어떤 규모로 시작될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예루살렘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지하드와 하마스,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 파타 등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군이 고도의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이와관련, 이스라엘 군은 지하드 요원 한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유혈사태가 계속돼 서안 나블루스 남쪽 에이나브 정착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병력이 통학버스를 향해 발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서 라말라와 헤브론 인근 정착촌에서도 팔레스타인측의 발포가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카이로 예루살렘 AP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