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시가 1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 도시로 선정된데는 중국정부의 거국적인 노력보다도 국제사회의 정치적 고려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만 일간 중국시보(中國時報)는 15일 '베이징 승리 요인 분석' 기사에서 '인구13억의 중국이 한 번도 올림픽을 치러본 적 없다'는 국제사회의 동정 여론과 '베이징 패배'시 야기될 수 있는 심각한 역기능 등을 감안한 IOC 위원들의 정치적 고려에힘입어 라이벌 토론토와 파리 등을 압도적으로 제칠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국제사회는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인구국임에도 한번도 올림픽을 치러본 적이 없다'는 점 외에 ▲동.서양의 세력균형 ▲전면적인 자유.개방 가속화 ▲국제평화에 심대한 영향 ▲후보 도시 중 최대의 비즈니스 기회 등을 내건 '베이징 지원 목소리'가드높았다는 것이다. 100여명의 IOC 위원들은 2개월 가까이 5개 후보 도시들을 대상으로 준비 상황을 점검할 당시 이미 '베이징 누락 불가'라는 일종의 컨센서스가 되어 있었다. 이들은 투표를 수 일 앞두고 '베이징이 93년에 이어 또 다시 패배하면 국제사회에 어떤충격을 줄 것인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베이징의 패배시 양안관계 악화 및 중국에 적대적인 서방국가들의 음모론 등이 고조돼 개혁.개방정책 후퇴 및 보수 노선 회귀 등의 가능성을 우려했다. IOC 위원들은 또 이번 총회를 끝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나는 안토니오 사마란치위원장의 간절한 소망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마란치 위원장은 "적절한 시기에 중국에 개최권을 주고 싶으며 이것이 순리가 아닌가"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개최 도시 선정을 앞두고 티베트(西藏) 자치구 주민들이 모스크바에서 '베이징 올림픽 개최' 반대 운동을 펼친 가운데 인도 망명 중인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인권 개선에의 도움"을 전제로 중국의 올림픽 개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도 IOC위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IOC 위원들은 또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의 변화와 개혁.개방을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보았다. 이들은 대만의 여.야 정치인 다수가 베이징의 개최권 획득을 기대해온 사실을 감안해 양안관계 개선에도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