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러-중 우호친선협력조약'을 체결하겠지만 국경분쟁 종식 등 획기적인 관계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일요판은 푸틴 대통령이 경제 개혁에 전념하기 위해 중국 국경인 동부지역의 안정을 희망, 조약 체결에 관심을 기울여왔으나 이는 '종이 계약서'에 불과하며 양국관계 증진 등의 내용보다 '공동 항미전선'구축 등 상징성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러시아 외무부의 레오니드 모이세프 아주1과장은 "이 조약을 토대로 러시아는 장 주석,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옛소련 유학파들이 대거 퇴진한 후 차세대 지도자들과의 관계를 정립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조약에는 ▲(미국) 헤게모니 반대 ▲국경 현상유지 ▲대만 ▲미국의 미사일 구상 ▲분리주의.테러리즘 반대 등의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익명의 한 관리는 지난 5월 동부 국경도시인 블라고베시첸스크 지역에서 불법조업하던 중국인 2명이 러시아 국경수비대와 총격전 끝에 숨진 사건을 상기시킨 뒤,"현지 주민들은 경제, 군사적으로 급성장 일로의 중국인들이 역내 상권을 대부분 장악해가는 현실에 우려와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차르 황제가 19세기 청나라로부터 빼앗아 병합한 영토들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되풀이될 것을 우려하면서 "러시아가 대량살상 무기를 일부 보유하지 않았다면 중국은 러시아를 압도하는 군사력으로 분쟁 지역 수복에 나설 것이며 이것이 러시아인 다수가 느끼는 '중국 악몽'"이라고 강조했다. 역사학자인 이고르 세크레타레프 교수는 푸틴대통령이 수 차례 "중국은 모든 면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동반자"라며 대중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지만 러시아인 모두가 중국과의 관계를 낙관하는 게 아니다"라며 '중국 경계론'을 폈다. 그는 "중국은 우리와 반대로 날로 경제, 군사력이 강화되고 있어 빠르면 20년내 영유권 분쟁 지역들을 잃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의 3개 성과 접하고 있는 치타 등 국경지역 당국은 이런 우려 등으로 인해 최근 중국의 공장 설립 신청을 불허하는 등 중국 자본과 노동력의 급격 유입에 따른 '중국 경계론'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