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의 성장둔화는 아시아국가들의 수출이라는 `엔진'에 몽키스패너를 집어넣은 꼴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최근 미국의 경제침체로 인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국가들이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표현했다. 특히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 미국 IT산업 흥망성쇠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국가들은 전반적인 미국경제의 회복 이전에 침체된 IT산업이 회복할 때까지는 수출에 큰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들 국가들은 내부적으로도 수요부족이라는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어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더 큰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NG배링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팀 컨던은 "내수가 붕괴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국가의 경제는 미국에 대한 수출에 포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미국경제 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나라 중 하나는 대만으로 최근 미국에서 IT산업 관련지출이 급감함에 따라 지난달 전자제품 수출이 지난해 같은달에비해 29%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싱가포르도 지난 11일 2.4분기 기준으로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에비해 10.1% 급감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대부분의 아시아국가들이 동반침체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는 9.9%의 GDP성장을 기록했었다. 한국의 경우도 GDP에 대한 수출의 비중이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6년 30%수준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45%까지 증가해 높은 수출의존도가 이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증권의 앤디 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국가들이 전체적인 수출붕괴 현상을 보이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따라서 언제 바닥을 칠 것인지에대해 과거의 경향을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의 올해 성장률이 2.7%에 그칠 것이라며 "아시아 기준으로 봤을때 이는 경기후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국가들이 수출증진을 위해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하는데 대해 ING 배링스의 창 웨이민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수요가 없다는 것이므로 이는 단기적으로는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아무리 낮춰도 수요가 없는데는 당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