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이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사실상 대세를 굳혔다.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는 13일(한국시간) 모스크바의 세계무역센터(WTC)는 '북경 대세론'이 자리를 잡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밤 11시(한국시간)를 전후해 실시될 투표를 앞두고 IOC의 고위 관계자들은 베이징이 1차 투표에서 5개 후보도시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을 것이 유력하며, 과반수를 얻지 못해 2차 투표로 넘어가더라도 결국 파리와 토론토를 제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베이징 대세론'은 사상 첫 올림픽 개최를 염원하는 중국 국민들의 열망이 올림픽 운동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데 많은 IOC 위원들이 공감하고 있는데다 이번 총회를 끝으로 퇴임하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마저 막후에서 베이징을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급격히 힘을 얻고 있다. 또 200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시 시드니에게 아깝게 2표차로 패한데 대한 동정표도 무시못할 요소로 꼽히고 있다. 베이징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인권문제를 경쟁 도시들이 물고 늘어지고 있으나 대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베이징올림픽유치위원회의 왕웨이(王偉)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내의 인권문제가 개선되고 있으며, 올림픽 개최로 더욱 나아질 것이다"며 유치 경쟁에걸림돌이 될 인권문제 희석에 나서기도 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도시인 파리와 토론토 유치 관계자들도 '베이징 대세론'을 수용하는 모습이다. 라울 바드와지 토론토 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은 "베이징이 경쟁에서 파리와 토론토를 앞선 것은 사실"이라며 "역전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IOC는 이날 제112차 총회를 열고 첫번째 주요 안건으로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위한 투표를 실시한다. 개최지는 총회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도시가 선정되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는 도시가 나오지 않으면 과반 득표 도시가 나올 때까지 최소득표도시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투표를 반복하게 된다. 이날 투표에서는 IOC 평가보고서에서 재정상의 문제점을 지적받은 오사카(大阪)가 이스탄불과 함께 가장 먼저 탈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