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10일 일본이 왜곡 역사교과서를 수정하라는 한국과 중국의 요구를 거부한데 대해 "역사는 객관적인 존재이며, 역사적 사실은 인위적으로 축소하거나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수정 요구와 함께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장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을 방문중인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자민당 간사장, 후유시바 데쓰조(冬柴鐵三) 공명당 간사장, 노다 다케시(野田毅) 보수당 간사장 등 일본 연정 3당 간부들을 만나 "일본 정부는 당연히 과거의 역사를 실제 사실 그대로 일본 국민들에게 알려줘야만 한다"면서 수정을 요구했다. 장 주석은 이어 "일본 군국주의에 의한 당시의 침략전쟁은 중국 인민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안겨주었다"면서 "역사에 불을 놓는 행위는 심각한 폭발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진지하게 역사의 교훈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잘 미래를 맞이하고 미래를 개척해나가기 위한 것"이라면서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를 맞이하자"고 말했다. 장 주석은 그러나 향후 중-일 관계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우리는 높이 올라가 멀리 보아야 하며, 중일 양국 인민의 장기적인 이익과 아시아의 미래의발전과 번영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면서 98년 자신의 방일시 발표된 양국간 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우호와 협력의 정신하에 문제들을 해결하고 새로운 미래와관계를 정립해 나가자고 말했다. 야마사키 간사장은 양국간 현안들을 해결한 뒤 오는 10월 상하이(上海)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포럼에서 중일 정상회담이 열리기를 바란다면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보낸 친서를 장 주석에게 전달했다. 첸치천(錢其琛) 중국 부총리도 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왜곡 역사 교과서 문제에 유감을 표시하고 "역사문제가 양국관계의 앞길을 가로막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탕자쉬앤(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계획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1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곳에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익 세력이 편찬한 역사교과서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일본정부의 결정에 깊은 유감과 강렬한 불만을 표시하고, 적절하고 진지하게 교과서 문제를 처리해달라고 엄중하게 요구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11일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