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야 7개 정당의 당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11일 열린 토론회에서 최근 한.일, 중.일간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왜곡 파문 문제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일본기자클럽이 12일 공시되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개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패널리스트들은 역사교과서 논란에 대해 일절 질문을 하지 않아 아무런 토론도 이뤄지지 않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겸 자민당 총재는 '최근 한국, 중국과의 관계악화에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과 관련, 교과서 파문은 언급하지 않은 채 "앞으로 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해 나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민주, 사민, 공명당 당수들은 일본이 태평양 전쟁의 책임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이 한.중과 불편한 관계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교과서'라는 단어를입에 올렸으나, 교과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 등을 촉구하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이날 토론은 오후 1시부터 시작돼 4시45분까지 3시간45분이나 진행됐지만, 참석자들이 교과서 파문을 외면한 셈이다. 토론회에서는 그나마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와 관련한 질문이 있었지만, 고이즈미 총리는 여전히 8.15 패전기념일에 신사참배를 강행하겠다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 강조했다. 사민당 도이 다카코 당수 등은 이웃 나라의 반발을 고려해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참배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