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역사교과서의 추가수정을 거부하고 이에 대해 한국측이 엄중한 경고와 함께 강경한 대응자세를 보임에 따라 교과서 문제를 둘러싼 한.일 두나라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10일 1면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IHT는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측의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시정 요구와 함께 일본문부성의 교과서 재수정 거부발표 사실을 전하면서 이번 교과서 재수정거부 파문으로 인한 갈등이 일제 강점 이후 두나라 사이에 반세기 넘게 곪아온 악감정을 노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일 양국이 2002년 월드컵을 공동개최키로 하는 등 최근 수년간 관개개선에 노력해왔으나 일본측이 9일 교과서 재수정을 거부한 후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 고위급 대표단의 접견을 거부한 사실을 전하면서, 김대통령은 취임 초기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양국관계 개선에 물꼬를 텄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한국 외교통상부가 성명을 통해 일본이 '이중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일본 정부가 제국주의 시대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까지 왜곡, 미화하려는 역사기술을 용인하고 있다고 지적한 사실을 보도했다. 한승수(韓昇洙) 외교장관은 일본의 방침이 발표되기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의 많은 젊은이들이 일제의 한국 강점사실을 모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대중적인 인기를 십분활용, 일본 역사가들의 일부 과거사오류를 시정할 것을 촉구했다고 IHT는 전했다. 신문은 교과서 파문과 관련한 한국측의 강경대응으로 지난 1998년 10일 김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추진돼온 한국의 대일 개방정책이 반일정책으로 반전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신문은 한일 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2002년 월드컵때 한국인들이 시위를 벌일 것으로 우려된다고 논평하면서 실제로 9일 수십명의 시위대가 한국주재 일본대사관앞에서 몰려와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충돌한 사실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파리=연합뉴스) 김은주특파원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