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모든 주요 영화제에서 지난해부터눈에 띄기 시작한 한국 영화의 확장이 제23회 모스크바 영화제까지 도달했다고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가 5일 평가했다. 이 신문은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남.북한 영화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비교를 통해 이같이 평가했다. 신문은 경쟁부문에 출품된 김기덕 감독의 `실제상황'과 내셔널 히트로 분류돼 상연된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JSA)', 그리고 남.북한 영화의 동시 상연이 이번 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이 볼 수 있었던 한국 영화들이라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15년전 소련 TV에서 얘기하곤 했던 `두개의 세계-두개의 체제'라는 구호를 현재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적지만 한국은 이 적은 부분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남북한의 영화가 이질성을 보이고 있지만 특정 부분에서는 동질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남.북한 영화의 차이성과 공통점을 대략 짚었다. 즉, 남한의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경우처럼 국제 영화제를 겨냥하거나 `단적비연수'(박제현 감독)와 `미인'(여균동)처럼 내부 흥행을 목적으로 제작되지만, 북한의 영화에서는 이념을 실현하고 주체사상을 구현하는 것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마라톤 경기를 다룬 북한의 `푸른 주단 우에서'(림창범)와 `달려서 하늘까지'(리주호) 등 두편의 작품이 전체주의 체제에서 제작되는 모든 예술작품과 마찬가지로 무신교적, 나아가 이교도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운동 영화로서는 드물게 서사적이며 감동적인 것으로 북한 영화의 지극히 높은 수준을 보여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이교도 부락간 투쟁을 그린 `단적비연수'가 주목할만한 남한 영화 가운데 하나로써 `판타지'라고 평가한 뒤, 부족의 이름으로 자신을 포기하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우리에게 익숙한 북한영화를 연상케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측의 반대로 전체 남북한 영화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는데는 실패했으며, 이는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모든 영화가운데 가장 훌륭한 작품중 하나인 `공동경비구역(JSA)' 때문이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이어 공동경비구역에 대한 소개를 덧붙였다. 한편, 앞서 지난달 21일∼30일까지 열린 제23회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출품된 김 감독의 `실제상황'은 현지 언론의 평가와 주목에도 불구하고 수상하지 못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지일우 특파원 ciw@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