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우토가 필리핀과 대만을 강타, 최소 25명의 사망자를 낸 후 홍콩과 중국 남부를 향해 기세있게 올라오고 있다고 홍콩 기상 관계자가 5일 밝혔다. 태풍은 4일 밤새 필리핀 북부를 강타, 홍수와 산사태 속에 주민 24명이 숨지고,21명이 부상했다고 마닐라 민방위대는 보고했다. 허리케인급 위력을 가진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으로 필리핀 루손섬 북부에서는 최소 10개 마을과 도시가 물에 잠겼으며, 전기와 전화가 끊기고, 농장과 집이무너졌다. 태풍의 영향을 가장 직접 받은 루손섬 바기오에서는 홍수로 마을들이 물에 잠겼으며, 산사태로 주민 14명이 산 채로 흙더미 속에 묻혔다고 베르나르도 베르가라 바기오 시장은 밝혔다. 베르가라 시장은 "비가 아직도 퍼붓고 있고, 바람도 여전히 거세다"면서 "바기오시는 전기도 없는 상태에서 물에 잠겨 있으며, 석유 같은 일부 생필품이 떨어져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ABS-CBN TV방송에서 말했다. 바기오 인근 벵게트주에서도 9명이 숨졌고, 카가얀주에서도 주민 1명이 고압선용 철탑이 무너지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필리핀 정부는 태풍 우토를 피해 2만5천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으며, 일부 이재민들은 홍수에 잠긴 집 지붕에 올라앉아 아직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태풍 우토는 또 4일 밤 필리핀 북부와 함께 대만 남부지방을 휩쓸고 지나가면서1명의 사망자와 4명의 부상자를 냈다. 또 대만인 2명과 중국인 5명이 탄 대만어선 `샨 위 성'호가 대만 남부 필리핀해역에서 실종, 타이베이 당국이 필리핀의 협조를 얻어 수색에 나섰다. 대만 남부지방에서는 몇몇 간선도로가 산사태로 막혔고, 국내선 항공 및 철도서비스가 4일 오후부터 중단된 상태이다. 학교 수업과 관공서 업무도 중단됐다. 한편 홍콩은 우토가 북쪽을 향해 올라오고 있음에 따라 주민들에게 5일 예방대책을 취할 것을 경고했다. 홍콩기상대는 이날 태풍 우토의 중심이 홍콩 동남쪽 490㎞쯤에 있으며, 시간당25㎞의 속도로 중국 본토 남부 해안을 향해 북상할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5단계중 두번째에 해당하는 태풍경보를 내렸다. 동아시아 일대를 강타한 20년만에 가장 강력한 이 태풍은 6일 홍콩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기오.타이베이 AFP.A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