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주재 이라크 외교관 2명이 귀국을 앞두고미국측에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CNN방송을 비롯한 미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미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모하메드 알-후마이미디 공사와 펠라 헤산 알-루바이에참사관 등으로 정치적 망명이 허용되면 미측에 이라크의 외교정책에 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국무부와 이민국, 연방수사국(FBI) 등 정치망명과 관련이 있는 부서들은 그러나 이라크 외교관들의 망명요청에 관해 공식적인 확인이나 부인을 하지 않고있다. 유엔주재 이라크대표부에서 대사 바로 밑의 서열을 가진 알-후마이미디 공사는지난 달 29일 뉴욕시경을 찾아가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으며 FBI로 곧바로 인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알-루바이에 참사관은 뉴욕 근무연장을 신청했다 거절된 뒤 2주전부터 잠적한상태로 정치적 망명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라크 대사관측은 이달 중에 임기가 끝나 귀국하게 될 외교관이 3∼4명이라고밝히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제3의 외교관 1명도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을 수 있다는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CNN은 이와 관련해 이라크 외교부가 알-루바이예의 뉴욕 체류에 관해 확인했으나 귀국하는 외교관들에게 3주간 자유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있는 점을 들어이라크 외교관들이 망명요청을 했는지 여부를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밝힌것으로 전했다. 쿠웨이트 침공으로 11년째 유엔 제재조치를 받고있는 이라크에서는 경제적 곤경과 정치적 억압으로 지난 94년 핵물리학자 망명과 이듬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사위 2명 망명, 96년 올림픽 역도선수 망명 등 정치적 망명이 잇따랐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때문에 지난 99년에는 91년 걸프전 이후 해외에 불법체류하며 귀국하지 않고 있는 이라크인에 대한 사면령을 내리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