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발효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이 붕괴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양측은 3일 서로 상대방이 휴전을 지키지 않고있다며 격렬한 비난전을 펼쳤다. 이날도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한 이스라엘인의 시신이 발견되고 팔레스타인 관리 3명이 이스라엘군에 체포되는 등 양측간에 팽팽한 긴장이 지속됐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카이로에서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회담한뒤 이스라엘이 군사력으로 팔레스타인을 궤멸시키려한다고 비난했다. 야세르 아베드 라보 팔레스타인 공보장관도 이스라엘이 지난 1일 헬기까지 동원해 이슬람 지하드 요원들을 암살한 것은 아리엘 샤론 총리에게 휴전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휴전이 의미가 있으려면 샤론이 일방적으로 살인을 자행할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아흐메드 압델 라흐만 팔레스타인 총무장관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암살정책은 양측간 휴전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이날 샤론 총리 주재로 핵심 안보각료회의를 열어 테러 예방차원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을 목표로 한 공격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실반 샬롬 재무장관은 샤론 총리와 시몬 페레스 외무,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가 끝난뒤 "유대인 정착촌 주민은 물론 이스라엘 시민들에 대한 공격 기도를 계속 예방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핵심 안보각료회의는 그러나 이스라엘이 견지하고 있는 자제정책을 고수하면서 아라파트 수반이 휴전을 이행하지 않고 있음을 집중 홍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샤론 총리는 이날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테러의 배후에 있으며 테러 중단을 위해 아무 것도 한게 없다"고 비난했다. 라난 기신 총리실 대변인은 "팔레스타인이 테러 저지 노력을 적게하면 우리가 많이 할 수 밖에 없다"며 사망자 수는 팔레스타인의 공격 중단 노력 여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페레스 외무장관은 "휴전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휴전을 살리기 위해 모든 일을 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페레스 장관은 특히 샤론 정부가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음해기도를 중단하지 않으면 "나의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외무장관직 사퇴를 경고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