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대통령은 구유고국제전범재판소의 재판과정에서 자신이 발칸반도에서 유혈극이 벌어진 10년간 영국등 다른 서방정부들과 맺은 밀약을 공개할 것이라고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밀로셰비치의 변호인들은 영국 및 미국 외교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법정에서 허드 경, 캐링턴 경, 오웬 경 등 영국의 전 외무장관들과 미국의 리처드홀브루크씨 등을 지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변호인들은 밀로셰비치가 무력사용을 포함, 논란이 되는 행동들중 많은 부분에 대해 서방정부들로부터 `푸른신호'를 받았었다고 주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밀로셰비치 변호인중 한명인 브라니키르 구글은 "밀로셰비치는 나토가 정말 범죄자들이라고 느끼고 있으며 이것이 그의 변론의 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로셰비치는 이 영국 외무장관들이 자신의 전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권좌에 머물도록 하기위한 평화협상에 참여했다고 주장할 작정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특히 허드 경이 나중에 냇웨스트 은행의 이사가 돼서 세르비아경제에 자금을 지원하는 협상을 밀로셰비치와 타결지은 부분이 이번 재판에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밀로셰비치는 서방측 협상대표들에게 배신당했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외무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허드 경이 밀로셰비치와 협상한 것이 거론되더라도 놀라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깨끗하며 숨길 것이 없다. 프랑스 정부는지난 99년까지 지속해온 밀로셰비치와의 우호관계가 드러날 것에 대해 염려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허드 경은 보스니아 이슬람교도에 대한 미국의 무기 금수조치 해제 주장에 반대함으로써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사람으로 후에 냇웨스트마켓츠의 부회장이 됐으며 세르비아 통신회사의 민영화 계획에 관여, 밀로셰비치와 비밀 조찬회동을 갖기도 했다. 프랑스는 표적이 사전유출됨으로써 어려움을 겪은 나토의 공습기간에 세르비아와 왕래를 계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말했다. 세르비아측은 프랑스 출신 전 유엔군 사령관 베르나르드 잔비에르 장관이 당시 300명의 유엔 인질들을 석방할 경우 공습을 반대하겠다고 비밀리에 약속했었다고 주장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