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의 유엔 구(舊)유고전전범법정(ICTY) 인도를 둘러싸고 유고 정정이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29일 조란 지지치(Zizic) 연방총리가 밀로셰비치 인도에 강력히 반발하며 전격 사임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유고 전역에서 모여든 밀로셰비치 추종자들이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다. 지지치 총리는 이날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유고연방 대통령과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세르비아 정부와 ICTY가 협력해 강행한 인도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나와 몬테네그로 사회주의 인민당(SNP) 소속 각료들이 전격 사임했다"면서 "세르비아 정부의 행동이 연립정부를 분열시켰다"고 주장했다. 몬테네그로 사회주의 인민당(SNP) 당수이자 집권 세르비아 민주야당(DOS)의 연정 파트너인 지지치 총리가 전격 사임함으로써 유고연방 연정 붕괴와 이에 따른 조기총선 가능성이 점쳐지며 정정 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유고연방 헌법은 총리가 사임하면 내각도 사퇴해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지지치 총리와 SNP 소속 각료들은 그동안 DOS를 이끌고 있는 조란 진지치(Djindjic) 세르비아 총리가 헌법재판소의 유보결정을 무릅쓰고 밀로셰비치를 인도한 데 대해 "헌법에 보장된 사법상의 권리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비난해 왔다. 지지치 총리는 그러나 이번 사임으로 인해 연방의 지위나 정부 기능 자체가 위험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며 자신과 SNP이 밀로셰비치 추종세력과 연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대신 코슈투니차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오는 2일부터 새로운 연정 구성을 위한 정당 간 협의가 시작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그는 말했다. 이날 약 1만여명에 이르는 밀로셰비치 추종자들은 베오그라드의 연방 의회 앞에서 세르비아 사회당(SPS)과 세르비아 급진당(SRS) 당기를 흔들며 밀로셰비치 인도에 항의해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DOS의 주도로 이뤄진 밀로셰비치의 인도는 세르비아 역사상 가장 큰 반역행위"라면서 "우리는 반드시 봉기해 세르비아 국민을 배신한 반역자들을 응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는 SPS와 SRS의 지도부가 조직한 것으로 이들은 앞으로 계속 유고 전역에서 유사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으로 알려져 정정 불안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토미슬르브 니콜리치 SPS 부당수는 환호하는 시위대에게 "유고 내전에 참가했던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나토의 전범들은 모두 무사하고 밀로셰비치만이 법정에 서게됐다"면서 "반역자들이 우리 국민을 팔아넘겼다"고 비난했다. 한편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밀로셰비치 인도 이후 촉발된 정정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군 고위간부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일련의 회동 이후 "모든 위기는 정치적 수단에 의해 해소될 것"이라는 짤막한 성명을 냈다. (베오그라드 AP.AFP.dpa=연합뉴스) karllee@yonhapnews.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