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이 28일 유엔 관할의 구(舊)유고전범법정(ICTY)에 인도됐다. 유고연방의 최대 공화국인 세르비아공화국 정부 대변인은 밀로셰비치의 신병이 ICTY 조사관들에게 인도됐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ICTY의 대변인도 밀로셰비치의 신병이 베오그라드에서 ICTY 관계자들에게 인도됐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과거 코소보 내전때 대량학살을 자행한 책임자로 유고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 구금된 밀로셰비치가 마침내 유엔 관할의 전범법정에서 심판을 받게 됐다. ICTY 대변인은 현재 밀로셰비치가 헤이그로 이송중인지, 아니면 이미 네덜란드영역으로 넘어온 상태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밝히지 않았다. 밀로셰비치는 헤이그에서 북쪽으로 약 10㎞ 떨어진 발켄부르크 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인데, 현재 공군기지 주변은 언론의 접근이 봉쇄됐으며 활주로도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차폐된 상태다. 이에 앞서 유고연방 헌법재판소가 밀로셰비치의 ICTY 인도를 위해 마련된 법령의 시행을 유보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밀로셰비치의 신병인도에 제동을 걸었으나, 세르비아 정부측은 헌재(憲裁)의 결정 직후 긴급 각의를 소집, 밀로셰비치 인도를 결의했다. 긴급 각의에 참석한 각료 가운데는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유고연방 대통령이 이끄는 세르비아민주당(DOS) 소속인 오브렌 요크시모비치 보건장관만이 유일하게 밀로셰비치의 ICTY 인도에 대해 반대했다. 조란 진지치 세르비아 총리는 기자들에게 밀로셰비치를 ICTY에 인도하기 위해 마련된 법령에 대해 헌재가 시행을 유보토록 결정함에 따라 밀로셰비치의 신병인도를 강행하게 됐다고 설명, 헌재의 결정때문에 오히려 신병인도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게 됐음을 시사했다. 진지치 총리는 "이번 결정의 가장 중요한 배경은 밀로셰비치의 신병인도를 미룸으로써 세르비아의 장래가 위협받고 국제사회로부터 다시 고립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슈투니차 유고연방 대통령은 세르비아 정부측의 밀로셰비치 인도 결정에 관해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으며 사태진행 상황을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접하고 있다고 탄유그 통신이 보도했다. 또한 밀로셰비치의 ICTY 인도 소식이 알려지자 밀로셰비치 지지자들 수천명이 베오그라드 도심에서 몰려나오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베오그라드.헤이그 AFP.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