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중동 평화중재 본격 착수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27일 이집트를 방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중동평화 중재에 본격 착수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이날 안보회담을 재개했다.
파월 장관은 이날 무바라크 대통령과 50분간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이-팔 분쟁이 호전되고 있다고 긍정 평가하고 양측 모두 폭력의 악순환이 끊겨 냉각기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느낄 수 있는 지점에 이르러 신뢰구축 조치를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파월장관은 그러나 평화과정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만큼 폭력사태가 줄어들었는지 여부는 당사자들이 결정할 문제이며 최종적으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판단을 내릴 문제라고 말했다.
파월장관은 폭력사태가 잦아지면 수주간의 냉각기가 시작되며 "즉각 신뢰구축기간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장관은 28일 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을 방문, 샤론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연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파월장관은 29일 오전 이스라엘에서 추가회담을 가진 뒤 요르단을 거쳐 파리로 이동, 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라 왕세자와 회담한다.
파월 장관은 이들 회담이 "한번에 한 걸음씩 매우 느리게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말해 회담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파월 장관의 방문에 맞춰 "팔레스타인측과 이견이 있지만 인내와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국장이 중재한 휴전안은 양측이 폭력사태를 즉각 중단, 냉각기간을 가진 후 이스라엘이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동결하고 군병력을 팔레스타인측의 무장봉기가 발생한 작년 9월 이전의 위치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측은 먼저 폭력사태가 중단돼야만 냉각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은 정착촌 동결을 비롯한 휴전안이 보다 신속히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샤론 총리는 26일 조지 W.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이-팔 평화협상 재개의 전 단계로 냉각기를 갖기 위해서는 중동지역이 10일간 "완전히 평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기존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샤론 총리는 또 요르단강 서안내 무허가 유대인 장착촌을 허물 계획이라는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의 발언과 달리 이들 정착촌의 운명은 이스라엘 내각에 의해결정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27일 요르단강 서안 마말라 인근에서 지브릴 라주브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치안예방대장과 이스라엘 비밀경찰인 신베트의 아비 디처국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안보회담을 재개했다.
팔레스타인의 한 소식통은 가지자구의 모처에서도 양측간 치안협력을 위한 별도의 회담이 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장관의 중동 평화중재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5일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폭력사태도 소강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7일 요르단강 서안의 디르 에스티아 유대인 정착촌및 자국 병사들을 향해 화염병 2개가 날아들자 이 지역에 통금령을 선포하고 가자지구에서도 일부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 목표물에 총격을 가했으나 부상자는 없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예루살렘.가자시티 AP.AFP=연합뉴스) ycs@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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