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중국인 유학생 200여명은 27일 뉴욕주이시카 카운티 소재 코널대학에서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의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또 대학의 한 연구센터를 리 전 총통의 이름을 따 명명하려는 대학측 결정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부었다. 코널대와 뉴욕주 북부지역 대학, 워싱턴 D,C. 등지에서 몰려든 학생들은 리 전총통이 이날 교내에서 열린 오찬에 참석함에 따라 학생회 건물 근처에 모여 반대 시위를 열였다. 템플대학 수학 교수이자 '중국 통일을 위한 전세계 중국인 연맹'의 회장인 존천 교수는 "리 전 총통은 코널대에 돈을 기부했으나 돈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코널대는 원칙과 도덕성을 견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또 "대학 연구센터에 리 전 총통의 이름을 붙이려는 것은 (대학에 대한)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측은 이날 앞서 리 전 총통의 이름을 딴 과학연구소의 설립을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앞으로 물질 과학과 미세기술 분야 연구를 담당할 계획이다. 1968년 코널대에서 농경제학 박사 학위를 딴 리 전 총통은 1988년부터 지난 3월까지 12년 동안 대만의 초대 선출직 총통으로 재직했다. 그는 재임 기간 대만을 권위주의 체제에서 민주 체제로 평화적으로 전환시킨 것으로 평가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은 부패에 너무 관대했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시카 AP=연합뉴스)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