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과 정교회간 화해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중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마지막 미사에 약 100만명이 몰렸다. 교황은 27일 우크라이나와 바티칸국기가 작은 바다를 이룬 가운데 방탄처리된차를 타고 르비프 경마장에 입장, 신자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한 사제는 교황 도착전 군중들에게 "100만명이 모였다"고 말했으며 다른 관계자는 그후 150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마르타 바이디안(16)은 "교황의 방문은 우리들에게 역사적 사건"이라며 "이곳에서 거룩하신 분을 보고 있다. 난생 처음"이라고 감격해 했다. 르비프 등 폴란드 국경과 접한 우크라이나 서부는 가톨릭을 믿는 지역으로 이들은 정교회 전례를 따르면서도 로마 교황청과 깊은 연대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우크라이나 가톨릭 신자들은 제정 러시아와 소련 시절 박해를 받아왔으며 교황의 이 지역 방문도 이번이 처음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날 소련 비밀경찰에 의해 살해된 순교자 27명을 포함, 신앙을 수호하다 숨진 야킴 센키브스키 신부 등 가톨릭 성직자와 수도자 28명을 시복(諡福)했다. 복자품위에 오른 야킴 신부는 1941년 소련 당국에 의해 물이 끓는 솥에서 순교했다. 정교회 전례로 미사를 집전한 교황은 강론에서 과거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고통을 새삼 강조하고 가톨릭과 정교회간 일치를 당부했다. 갈라진 그리스도교에 대한일치노력은 요한 바오로 2세은 우크라이나 방문의 주된 목표였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또 "(가톨릭과 정교회 모두) 그리스도 때문에 박해당하고 죽음을 맞았다"고 말하고 "선조들이 겪은 공통의 고통은 (우리들에게) 화합과 일치를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수세기동안 너무 많은 고정된 사고와 지나친 원한, 편협이 누적돼왔다고 말하고 이를 정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과거를 잊고 서로에게 용서를 청하고 상처받은 서로를 용서하는 것 뿐"이라며 거의 1천년가량 분열돼온 동ㆍ서 교회의 일치를 촉구했다. 교황의 우크라이나 마지막 미사에는 우크라이나 그리스 정교회 수장인 류보미르후사르 대주교와 러시아정교회 이반 스비리도프 주교가 함께 했으며 전날 가랑비가내려 우중충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화창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 한편 교황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못마땅해하고 있는 러시아 정교회는 모스크바에서 발표된 성명에서 스비리도프 주교는 개인 시민자격으로 가톨릭 미사에 참가했을뿐 정교회가 공식적으로 그를 파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르비프.키예프 AFP dpa=연합뉴스) yy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