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로부터 정부 불신임 위기에 몰린 가운데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스리랑카 대통령이 27일 돌연 출국했다. 지난 22일 제1야당인 통일국민당(UNP)이 의회에 대통령을 포함하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 위기에 직면한 스리랑카 정부는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타밀 분리주의 반군들로부터 우선 암살표적이 되고 있어 그의 여행일정을 좀처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국내 라디오방송 뉴스가 나간 뒤 발표한 성명에서 쿠마라퉁가대통령의 행선지와 체류기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라트나시리 위크라마나야케(67)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정부 성명은 또 위크라마나야케 총리는 이날부터 대통령의 권한과 의무,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마나야케 대통령 권한대행 내정자는 타밀 반군에 대해 강경론자로 1962년의회에 진출, 정계에 입문해 민족주의 인민통일전선 대표를 맡았으며 이후 지난 해타계한 쿠마라퉁가 어머니가 이끈 스리랑카 자유당에 합류했다. 아리야 루바싱헤 정부 대변인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전격 임명된 이유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그러나 대통령 비서실 측근 소식통들은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유동적인 정치상황을 고려한 헌법 전문가들의 자문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소식통들은 또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위크라마나야케 총리에게 권력을 넘겨 정치적 위기를 타개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지난 1999년 12월 정치집회에서 자살폭탄공격을 받아 실명한 오른쪽 눈을 치료하기위해 영국과 미국을 오갔었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에 대해신병치료를 위한 여행이었다고 발표했으나 이번 경우는 그와 같은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다. (콜롬보 A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