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30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 근교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정상 회담을 갖는다. 고이즈미 총리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외교 정책의 첫 시험 무대가 될 이번 정상 회담의 의제는 경제와 안보 문제로 압축된다. 우선 안보 문제에서는 미일 동맹 관계 재확인과 함께 부시 정권이 추진중인 미사일 방어 구상이 주된 초점이 될 전망. 고이즈미 총리는 미사일 방어 구상에 대해 '이해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본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으로 이 구상에 반발하고 있는 중국 등과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할 것을 미국에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미일 안보 동맹 강화의 일환으로 미국이 암묵적으로 종용하고 있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는 취임후 국회 시정 연설을 통해 미일 관계를 일본 외교의 기본축으로 삼겠다며 기존 외교 노선 답습을 공언했었다. 이런 점에서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의 부시 정권 비난 발언 등을 계기로 다소 감정적으로 어색해진 양국의 전통적인 동맹 관계 확인도 중요한 관심사의 하나다. 경제 분야에서는 일본 금융 기관이 안고 있는 부실 채권 처리 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논의될 전망.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21일 일본 정부가 확정한 경제 재정 기본 방침을 미국측에 설명하고, 부실 채권 처리와 재정 구조 개혁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부시 대통령이 일본측의 이같은 설명을 듣고 얼마나 구체적으로 부실채권 처리 문제 등을 다그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시 정권은 지난 3월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와의 정상 회담때 부실 채권 문제에 대해 이례적인 우려를 표명한 것을 계기로 일본의 정책 운영에 대한 '구두 개입' 강도를 서서히 높여 왔다. 폴 오닐 재무장관과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 보좌관은 이와 관련, 지난 5월 말미일 정상 회담의 사전 정지 작업차 워싱턴을 방문한 일본 연립 여당 간사장들에게 부실 채권의 신속 처리, 디플레이션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한 금융 완화의 중요성, 구조 개혁 노선에 입각한 예산 배분 등을 강조해 주목을 끌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부시 대통령은 이번 정상 회담에서 '고이즈미 개혁'에 대한 지지와 지원 표명을 통해 고이즈미 정권에 힘을 실어주되, 부실 채권 처리 문제 등에 대해서는 보다 가시적인 주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일본측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京都)의정서 채택을 거부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의정서를 받아들일 것을 끈질기게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는 귀로에 유럽을 들러 내달 2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4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각각 정상 회담을 갖는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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