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의 상륙 거부로 한 스웨덴 화물선에 탑승한채 약 한달간 바다위를 떠돌던 150여명의 서(西) 아프리카 승객들이 26일 감격의 눈물과 함께 흑인영가를 합창하며 나이지리아에 상륙했다. 2척의 나이지리아 예인선의 도움을 받아, 스웨덴인 선장 헤닝 킬버그는 '알나르 스톡홀름’호를 라고스 항에 입항시켰다. 이로써 이달 1일부터 시작된 악몽의 항해가 끝났다. 킬버그 선장이 소유, 운영하고 있는 전장 53m의 이 화물선은 불과 5일 정도만 더 버틸 수 있는 극한 상황에서 라고스 항에 닻을 내린 것이다. 출항지인 라이베리아인들이 대다수인 이들 승객은 몹시 지친듯 하지만 안심한듯이 보였으며 배가 항구에 들어올때 갑판 양편에 늘어서 구경했다. 이들 승객중에는배에서 태어난 여아 1명 등 어린이 79명이 포함되어 있다. 배가 항구로 들어오자 감격한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우리 구원해주심을 주께 감사'란 아프리카 영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고통 받았지만 이제는 아주 안심하고 있다. 우리는 나이지리아 정부와 국민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그들은 다른 나라들이 하지않는 일을했다"고 볼로 만사메 스톨러란 한 승객이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배의 입항을 거부한 가나, 베냉, 토고에서는 어떻게 아프리카 단결이란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킬버그 선장은 계류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배가 "결코 승객 탑승용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가나와 베냉에서 입항을 거부당한뒤 배에는 식량과 식수가 별로 남아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킬버그 선장은 또 찰스 테일러 리이베리아 대통령실의 한 관리가 승객들을 알나르 스톡홀름호에 강제로 탑승시켰다고 폭로했다. 이 관리는 킬버그선장의 허락도 받지않은채 승객들에게 탑승권을 판뒤 만약 이들 승객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배를 압류하고 선장을 투옥시키겠다고 위협했다는 것. "난 이들 승객을 탑승시킬만한 시설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탑승시키지 않기위해 6일간 협상했지만 소용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지난 5일 이 배가 원래의 목적지인 가나에 도착하자, 가나 당국은 승객들중 자국인들만 하선을 허락하고는 대포로 위협해 이 배를 다시 바다로 내쫓았다. 베냉의 주요 항구도시 코노투에서도 비슷한 대접을 받았다. "난 BBC방송을 통해 나이지리아가 우리의 입항을 허락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승객들이 고통받는 상황하에서 그건 커다란 인도주의적 조처"라고 선장은 말했다. 승객들 가운데에는 가나를 방문하기 위해 탑승한 사람들과 전투지역에서 도망친 난민들이 포함되어있다. 이들중 난민들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난민촌에 수용되고 나머지 승객들은 목적지로 떠나도록 허용될 것이라고 나이지리아 이민국 관리들이 말했다. (라고스 AF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