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태평양 전쟁 말기 오키나와(沖繩) 전투에서 숨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의날'인 23일 오키나와 마부니(摩文仁)의 평화 기념 공원에서 열린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유족 등 6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추도식 인사말을 통해 6월 23일은 "8월 15일과 함께 세계의 항구적인 평화를 염원하는 일본인의 마음의 원점"이라고 강조했으나 부전(不戰) 결의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패전 기념일인 8월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해온 고이즈미 총리의 오키나와 추도식 참석은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전에 오키나와 평화 기념 공원을 방문하는게 도리"라는 일부 지적에 부응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일본 현직 총리가 오키나와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90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5년) 총리 등에 이어 고이즈미 총리가 4명째다. 1945년 3월 말 미군의 상륙 작전으로 시작된 오키나와 전투에서는 9만명의 민간인을 비롯해 일본군, 미군, 한국인 징용. 징병자 등 20만명이 사망했었다. 한편 한국인 희생자 유족 30여명은 이날 평화 기념 공원에서 위령제를 지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