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우크라이나 방문 하루 전인 22일에도 로마 가톨릭 교회와 동방 정교회 간 화해의 조짐에도 불구하고 약 1만명의시위대가 키예프 시가지를 누비며 교황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교황이 키예프의 대표적 성당으로 11세기에 지어진 성소피아 성당이나 이 성당이 들어서있는 정교회 ‘동굴’수도원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치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교황의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에는 이 두 곳이 들어있지 않다. 이들은 교황을 "반(反)그리스도의 선발자"라고 부르면서 로마 가톨릭 교회가 우크라이나인들을 개종시키려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교구의 대부분을 관장하고 있는 러시아 정교회는 교황의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종교를 불법화했던 소련이 10년전 붕괴한 이래, 대다수 정교회 신자는 로마 가톨릭 교회가 우크라이나인들을 개종시키고 이 나라 교구들을 장악해 정교회 재산을 빼앗으려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그러나 러시아 정교회 키예프 대표인 미트로판 주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종교적 냉전의 일방적 휴전을 선언하면서 "우리는 신도들에게 교황 방문기간에 여하한 도발에도 가담하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정교회측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황에게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도록 초청한 레오니드 쿠츠마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교황의 이번 방문이 우크라이나의 여러 신앙 간 평화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옛 소련공화국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5번 째가 된다. 교황은 올해 초 그리스, 시리아, 몰타를 방문한 바 있으며 오는 9월25일에는 아르메니아를 방문한다. (키예프 APㆍAF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