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로 윌리엄 헤이그 당수가 사임함에 따라 당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영국 보수당은 우파가 후보 단일화에 실패함에 따라 중도파인 마이클 포틸로 전 국방장관의 당권장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내 우파의 대표주자격인 이언 던컨 스미스 예비내각 국방장관이 당수직 경선출마를 19일 공식 발표한데 이어 역시 우파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유럽담당 국무상도 잇따라 경선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역시 우파로 당내에서 가장 먼저 출마의사를 내비쳤던 앤 위드컴 예비 내각 내무장관은 충분한 원내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존 메이저 전 총리 내각에 입각하기를 거부했던 스미스 의원은 마거릿 대처 전총리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날 출마성명을 통해 노동당을 흉내내서는 보수당에 미래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비내각의 과반수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음을 시인했으나 과거에는 예비내각의 과반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후보들이 당수가 된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헤이그 당수의 예비내각 참여를 거부했던 데이비스 의원은 중도우파들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우파의 분열로 아직 공식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케네스 클라크 전 재무장관도 출마할 경우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1차투표에서 포틸로 후보에 이어 차점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로화 가입을 지지하는 중도좌파인 클라크 의원은 30만명의 당원들이 참가하는 최종 투표에서는 승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97년 당권경쟁에서 헤이그 당수에게 패배한 바 있는 클라크 의원은 그러나 당수직을 위해 자신의 유로화 가입 지지 입장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출마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