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연정 참여 정당인 스리랑카 이슬람회의(SLMC)가 20일 연정에서 전격 탈퇴,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의 집권 여당이 의회에서 소수파로 전락했다. 라우프 하킴 SLMC 당수 겸 교통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이날 자신을 장관직에서 해임한 것에 항의해 국민동맹(PA) 연정에서 이탈한다고 발표했다. 집권 연정은 그동안 SLMC 의석 10석을 포함해 모두 117석을 확보, 의회(전체 225석) 과반 의석인 113석 보다 4석을 더 보유하고 있었으나 SLMC의 이탈로 다수당 위치를 잃게 됐다. SLMC는 또 차관으로 연정에 참여중인 당 인사 4명도 이날 모두 철수시켰다고 하킴 당수의 대변인인 무하마드 자우페르가 전했다. 하킴 당수의 경질 사유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SLMC가 최근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의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제1야당 통일국민당(UNP)와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킴 당수는 성명을 통해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으나 결국 경질됐다. 스리랑카 연정은 이날 야권이 부정행위에 연루된 사라스 실바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절차에 착수하고, 이에 동조할 뜻을 보인 하킴 당수가 장관직에서 전격 해임됨에 따라 정정불안이 고조됐었다. 스리랑카 의회는 이날 앞서 대법원장 부정행위 진상조사위원회의 설치를 즉각 중단하라는 대법원의 명령을 거부, 사실상 탄핵절차에 착수했다. 아누라 반다라나이케 국회의장은 "어느 누구도 의회의 권한을 방해할 수 없다"면서 "대법원장 탄핵 결의안이 즉각 시행돼야 할 것임을 명한다"고 밝혔다.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그러나 의회 운영을 향후 90일 동안 정지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집권 연정이 곧바로 붕괴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콜롬보 AP.AFP.dpa=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