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관리들의 부패를 보도한 이유로 허난성(河南省)의 최고 유력지 '다허(大河)'의 마윈룽 편집부국장을 15일 파면했으며, 정부와 다른 견해들을 자주 보도해온 쓰촨성(四川省)에서 독자층이 가장 넓은 인기지 '수바오(書報)'도 최근 폐쇄하는 등 언론 척결에 나섰다. 이에 앞서 1주일여전에는 중국 국무원 국가신문출판서(國家新聞出版署)가 권력에 자주 도발적인 보도들을 해온, 전국적 유력지인 광둥성(廣東省) 소재 남방주말(南方周末)의 편집국장 첸강과 1면 편집자 창핑을 파면 조치했다. 또 중화전국신문공작자협회(중국의 관변 기자협회)는 이달부터 중국 전역에 걸쳐 기자들과 편집인들을 대상으로 서방식 가치관에 기초를 둔 보도를 거부하고, 공산주의 언론이 지켜야 하는 의무와 역할과, 마르크스주의의 언론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정치적인 재교육들을 실시하고 있다. 지방에서 보기 드물게 70만부의 부수를 가진 '다허'지 대변인은 마 부국장이 기사문제로 15일 파면됐다고 19일 확인했다. 파면된 마 부국장은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보건 관리들이 허난성 성도 정저우(鄭州)에서 개최된 전국 보건 공작 회의에 참석한 뒤 제약회사들이 제공한 젊은 여자들과 호텔방에서 놀아난 기사와, 외국 기업들이 중국 관리들의 부패와 중국기업들의무질서한 경영과, 관리들의 잦은 참견 등에 대해 비판한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마 부국장은 "이들 기사는 허난성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 좋은 의도를 가지고쓰여진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전후해 허난성에서는 약 1천명의 기자와 편집인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육을 실시중이며 3개월내로 시험까지 쳐서 불합격하면 파면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언론 척결 운동의 와중에서 최근 폐쇄된 '수바오'도 정부 부서들과 다른견해들을 자주 보도해왔다. 서방 언론 관측통들은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보도 지침에 반대하거나 이를 어기는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파면, 폐쇄, 위협 등 새로운 언론 척결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돼 국제적으로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언론 척결 작업은 당총서기, 국가주석 등이 모두 바뀌는 내년으로 다가온 중국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大.전당대회격)와 2003년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의회격)를 앞두고 언론이 권력 투쟁에 끼어들지 말고 사회 안정에 기여하라고 경고하는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전국적인 유력지 '남방주말'의 편집국장 첸강과 1면 편집자 창핑도 정부 관리들의 잘못으로 중국 농촌에서 소요가 발생했으며, 28명을 살해한 조직 폭력배 두목이 감금중 공안의 비인간적인 고문으로 인해 범죄자로 변해버렸다고 전하는 등 지속적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들을 하다가 파면됐다. '남방주말'은 중국내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대담하게 보도해온 주요 일간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때문에 광둥성 성도 광저우(廣州)에서 발행되지만 커다란 인기속에 전국적으로는 물론 해외 화교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으며 중국 전문가들의 연구 자료로도 자주 인용되고 있다. 이 신문도 주요 주제들이나 사건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변 해석들과는 다른견해들을 자주 보도해왔으며, 관리들의 부패와 권력 남용, 조직 범죄의 폭증, AIDS의 창궐 등을 상세하고 길게 보도해왔다. 중국 신문들은 모두 국유이지만, 편집자들은 직업인으로서 독립적인 목소리를높이려고 노력해왔으며,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따라 정부로부터의 국고보조가 지속적으로 줄어듬에 따라 신문 판매와 광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정부보다 인민에 도움이되고 사실에 부합되는 기사들을 쓰려고 시도해왔다. 언론인들의 이러한 자주적인 시도들은 관변 해석만을 받아들이기를 요구하는 중국 당국과 충돌할 수 밖에 없어 중국에서 권력과 언론의 충돌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홍콩도시대학(香港城市大學)의 중국 전문가 조셉 청은 "중국공산당은 언론 자유를 허용할 의도가 없다. 당은 점차 강해지고 있는 언론인들의 직업주의 정신과 언론사의 이익 추구, 해외매체등에 대한 내부 사실의 폭로 등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