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간 지난 72년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의 거부 및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은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있다"고 이고리 세르게예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이 15일 재차 경고했다. 국방장관을 지냈던 세르게예프 보좌관은 이타르 타스 통신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경고하고, "미국인들은 새로운 미사일 방위체제 구축을 이야기하면서도 구체적인 근거나 논거는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우리(미국과 러시아)는 함께 1.2.3.4세대 로켓을 개발해왔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또 부족한 분야가 어딘지를 잘알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미국이 현재 국제적인 위협을 얘기하는 것은 기이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많은 분야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이해관계는 유사하지만 단지 결론만 다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과 러시아가 ▲테러 및 극단주의와의 전쟁 ▲전략무기감축 협정 분야 등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미국의 동료들이 MD 구축에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할애함으로써 "전략공격무기 감축 과정이 동결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세르게에프 보좌관은 특히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기 위해 ABM 협정 탈퇴가 불가피하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 "헌집을 무너뜨리지 않고는 새집을 지을 수 없지만, ABM 협정은 현재까지 효력을 발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략적 안정도 확보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ABM 협정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우리는 협정 파기는 물론 개정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재차 지적했다. 한편 세르게예프 보좌관은 대량살상무기 비확산과 관련된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나흘일정으로 오는 17일 미국을 방문, 연설은 물론 일련의 정부 대표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자신이 이번 방문을 통해, "비확산 문제에 대한 몇몇 해법과 이 문제에 대한 러시아 전문가들의 활동 결과를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예프는 지난 1997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보리스 옐친 전(前) 대통령의 총애로 정년(60)을 두차례나 연장해 가며 국방장관을 지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지일우특파원 ciw@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