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현대병'중 하나인 우울증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치러야 하는 연간비용이 7백억달러(약 9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내 20명 규모의 사업장에서 우울증으로 시달리고 있는 직원수는 평균 4명꼴. 5명중 한명꼴로 '심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셈이다. 신문은 "직장인들이 겪고 있는 우울증은 정력적으로 활동해야 할 20∼40대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크게 저하시킨다"며 "직장내 우울증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의료비 지출 등에 따른 연간비용이 약 7백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우울증으로 기업들이 치러야 하는 대표적 비용은 생산성 저하,치료비,결근,사망에 따른 손실 등이다. 미국 은행인 뱅크원은 1991년 직원들의 '우울증치료'에 93만1천달러를 지불했다. 이는 심장질환치료비 1백20만달러와 거의 맞먹는 액수다. 다른 분석에 의하면 지난 2년간 뱅크원 직원중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이유로 결근한 횟수는 1만8백59일이었다. 고혈압(9백47일) 당뇨(7백95일)보다 10배를 넘는 수치다. 특히 뱅크원의 경우 여직원들의 '우울증세' 비율이 남자들보다 2배 정도 높았다.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관련 약품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내 우울증치료제 판매액은 1990년 대비 8백% 이상 증가한 1백2억달러를 기록했다. 치료비 증가와 함께 입원 환자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