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13일 미국이 제시한 휴전 중재안에 각각 합의함으로써 9개월째 지속돼온 양측간 유혈분쟁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됐다. 야세르 아베드 라보 팔레스타인 공보장관은 13일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과 조지테닛 미 중앙정보국(CIA)간의 5시간에 걸친 회담이 끝난 뒤 "우리는 미국측 중재안을 수용했으며 내일부터 이행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보장관은 "3자 안보회담 및 미국과의 양자 정치회담도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이-팔 양측이 휴전중재안에 합의했다고 밝히고 "휴전안의 목적은 폭력사태를 끝내고 안보협력을 재개, 지난해 9월 유혈분쟁 발생 이전의 치안상황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측 휴전 중재안을 수용한 이스라엘은 휴전 이행의 성공 여부가 아라파트 수반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기드온 사르 총무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은 행동으로 시험받을 것"이라며 "만일그가 테러리즘을 중단하고 도발행위를 저지한다면 휴전안은 진전을 보겠지만 그렇지않다면 지난 수 개월간 겪어온 상황이 그대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미첼위원회 보고서를 토대로 한 테닛국장의 휴전안에 합의함에 따라 이-팔 양측은 즉각 휴전에 돌입, 수 주간의 냉각기간을 가질 예정이며 양측의 신뢰구축 조치가 취해지면 평화협상도 재개할 계획이다. 아라파트 수반은 앞서 라말라에서 열린 테닛 국장과의 회담에서 미국측 중재안에 대한 반대사항을 담은 문서를 제시하고 팔레스타인측 입장을 반영시킬 것을 요구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특히 휴전안 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부대간에 완충지대를만들자는데 반대하며 팔레스타인 지구 봉쇄완화와 이스라엘군 철수에 대한 명확한일정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라파트 수반과 테닛 국장이 라말라의 아라파트 수반 집무실에서 회담하는 동안 수 백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건물 밖에 모여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봉기)의 지속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라파트 수반이 이끄는 파타운동의 요르단강 서안지구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는 "우리는 샤론을 구하려는 테닛 국장에게 꺼지라고 말하러 여기에 왔다" 며 "우리는 아라파트 수반이 테닛에게 굴복해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말 것을 요구하며 우리의저항은 이스라엘의 점령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측은 휴전합의 도출에 큰 걸림돌이었던 하마스 등 무장저항단체 요원구속 요구와 관련, 무장저항단체의 폭력행위를 적극 저지하되 이들 단체 요원들을대거 구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