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유혈사태 종식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의중재로 10일 열릴 예정이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안보회담이 미국측 중재안에대한 팔레스타인의 반발로 연기됐다. 3자 안보회담은 팔레스타인이 조지 테닛 미국중앙정보국장의 중재안에 대한 공식 답변을 제시하는 11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이스라엘 언론은 당초 3자 안보회담이 10일 테닛 국장 주재 하에 요르단강 서안라말라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미국측 중재안에 대한 이-팔 양측 간의 견해차가 너무 커 테닛 국장이 회담을 전격 연기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아리엘 샤론 총리와 시몬 페레스 외무,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이 참석한 안보회담에서 팔레스타인이 투석을 포함한 폭력행위와 테러리스트 체포,언론을 통한 선동, 무기 밀반입을 중단할 경우 미국측 중재안을 전면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측은 폭력행위 등이 중단되면 팔레스타인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고병력을 지난해 9월 이전 위치로 철수하며 정착촌 건설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미국측 중재안 중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등 무장저항단체 요원들을 체포하라는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스라엘의 봉쇄해제와 철군날짜를 명시하고, 하루 빨리 평화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는 테닛 국장이 작성한 미국측 중재안이미첼보고서에 근거했음을 지적하고, "미첼보고서 어디에 하마스나 이슬람 지하드라는 말이 나오는가"라고 반박했다. 이-팔-미 3자 안보회담의 연기로 미국의 중동 평화정착 노력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가운데 유럽연합(EU)의 중재노력은 10일에도 계속됐다. EU 순번 의장국인 스웨덴의 요란 페르손 총리는 이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및 이스라엘의 페레스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양측 모두 유혈충돌의 종식을 위해 미첼보고서를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페르손 총리는 "하비에르 솔라나 EU 대외정책 담당 대표가 유혈사태 종식과 이를 위한 EU의 역할을 담은 보고서를 준비 중"이라며 "이 보고서가 다음 주 스웨덴에서 열리는 EU-미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이-팔 분쟁 중재를 위해 12일부터 일주일간 중동을순방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휴전 일주일만인 9일 밤 발생한 유혈충돌에 대해 상호비방전을 펼쳤으며 간헐적인 충돌은 이날도 끊이지 않았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