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에서 미국인 3명을 포함해 13명의 인질을붙잡고 정부군과 대치중인 이슬람 반군 아부 사야프는 11일 필리핀 정부가 군사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말레이시아측의 중재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이날 정오(한국시간 오후 1시)에 억류중인 미국인 인질 한명을 처형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아부 사야프 대변인인 아부 사바야는 이날 오전 민다나오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와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줄 수 있는 시간 여유는 단 두시간 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부 사바야는 그동안 캘리포니아와 캔자스 출신의 선교사 부부를 처형하겠다는 위협을 계속해 왔으나, 최후통첩 시한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아부 사바야는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살해될 인질은 분명히 백인"이라고 말한 뒤, 말레이시아 전직 상원의원과 사업가를 협상 중재자로 나서게 허용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인질을 잡고 있는 아부 사야프 반군이 이날 새벽 바실란주 투부란 인근에 위치한 파이란 마을을 급습, 교회를 불태운데 이어 인질 2명을 추가로 잡았다고 밝혔다. (마닐라 AP.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