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본토가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과 윌리엄 헤이그의 보수당을 놓고 선택의 갈림길에 선 것과는 달리 북아일랜드에서는 지난 1998년에 체결된 평화협정의 존속 여부가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다. 북아일랜드 최대 신교파 정당인 얼스터연합당은 하원에 배정된 북아일랜드의 18석중 9석을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신-구교파 공동정부를 이끌어낸 평화협정을 주도한 바 있는 데이비드 트림블 당수는 이번 총선에서 필수적으로 이 정도의 성과는 얻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트림블 당수는 구교파와의 타협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는 신교 강경파의 공격에 직면해 있을 뿐더러 구교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2개 정당으로부터는 충분히 타협하지 않았다는 불평을 사고 있다. 트림블의 구교 파트너인 시머스 맬런 북아일랜드 수석부장관은 "이번 선거는 북아일랜드의 새 입헌제도가 존속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를 대표하는 맬런의 사회민주노동당은 3명의 의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얼스터연합당이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4개 지역에서 얼스터연합당 후보들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안 파이슬리 당수가 이끄는 강경 민주연합당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얼스터연합당 후보들에게 도전장을 냈다. 파이슬리는 "트림블은 배반자이자 최고의 거짓말쟁이"라면서 "신교도들은 트림블로부터 더이상 사기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연합당은 아일랜드공화군(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을 포함하고 있는 북아일랜드 공동정부의 해체를 원하고 있다. 파이슬리는 현재 3석의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민주연합당은 얼스터연합당으로부터 3석을 빼앗아 추가 의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상황을 맞아 트림블 당수는 신교도들에게 얼스터연합당을 밀어주지 않을 경우 구교와의 권력 분점에 이상이 생길 것이라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온건파 신교도들은 지난 1998년 '굿 프라이데이' 협정에 관한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으나 이후로는 얼스터연합당을 지지하지 않았다. 트림블은 "나는 유권자들이 일이 제대로 기능하게 하려는 정치 체제를 지지할것인지, 아니면 나라를 오로지 파괴로 이끄는 파슬리의 허세를 지지할 것인지 단순하고 결정적인 선택을 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벨파스트 AP=연합뉴스) jusang@yna.co.kr